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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소유 규제 완화 논란 확산

농업회사법인 농지소유 제한 법규 놓고 … 농식품부 “풀어야”…국회선 “위헌 소지” … 농식품위, 공청회 열고 법개정 논의키로

농지소유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연말 (사)한국농업경제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대자본에 대한 농지소유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본지 12월26일자 3면 보도) 논란이 인 데 이어 12월27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농업회사법인의 농지소유 제한요건 폐지’ 내용이 담긴 개정법률안(대안)을 놓고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해당 조항의 법률개정을 추진한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업회사법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지소유 제한을 폐지하자는 의견을 제출했으나 농식품위 소속 여야 의원 다수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결국 기존 규제조항을 존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농업회사법인의 농지소유 제한 폐지에 강한 뜻을 갖고 있고, 국회 농식품위도 향후 이 문제를 놓고 공청회를 열어 법률개정 여부를 다시 판단하기로 해 농지 소유 및 이용 규제완화 논란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 농식품위는 12월27일 전체회의에서 ▲농업회사법인의 농지소유 제한요건 폐지 ▲신청에 의한 대리경작자 지정 ▲농지임대차계약의 확인제도 도입 ▲임대차기간의 지정 ▲농업진흥지역의 농지 매수청구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의결했다.

다만, 농식품위는 개정안 중 농업회사법인의 농지소유 제한요건 폐지안은 위헌소지가 있고 비농업인의 농지소유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따라 기존 조항을 그대로 두는 조건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8월 농지법 개정과 관련, ‘현행법상 업무집행권을 가진 자 중 3분의 1 이상이 농업인인 농업회사법인에 한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한 제한규정을 삭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범구 민주통합당 의원은 “개정안의 농지소유 제한 규정 삭제는 일반인들에게 농지소유를 전면적으로 허용하자는 것으로 경자유전 원칙을 명시한 헌법과 배치돼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원은 “재벌회사들이 무제한으로 농지를 소유하면 농업인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충분한 공론과정 없이 법률개정은 안된다”고 못 박았다.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도 “(개정안은) 대기업 농지소유를 무한정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부동산투기 소지가 다분하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농식품위 전문위원실도 농지법 개정안 검토보고에서 농지소유 제한요건 폐지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농식품위 전문위원실 관계자는 “업무집행권을 가진 자 중 농업인이 전혀 없는 농업회사법인에 대해서도 농지소유를 허용할 경우 농지소유를 통한 농업경영 이득이 비농업인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농지소유 제한요건을 둔 취지에 반하는 개정안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농식품위 전체회의에서 “농지소유 규제를 완화해도 비농업인의 농업회사법인 지배와 농지소유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개정안 처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범구 의원과 성윤환 의원이 대기업의 편법에 의한 농지소유 부작용 문제 등을 거듭 지적하고, 김우남 민주통합당 의원도 이에 동조하고 나서자 결국 서장관은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고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며 한발 물러섬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됐다.

국회 농식품위는 향후 농업회사법인의 농지소유 제한요건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어 타당성과 실효성 등을 따져 법률개정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해 앞으로 치열한 찬반 논쟁이 일 전망이다.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