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모여 서로 돕고 아이들도 같이 키우며 텃밭 농사를 일구고 생활용품을 나눠 쓰며 문화활동을 함께 마련하는 마을. 서울시가 이런 마을을 곳곳에 만들기 위해 725억원을 쏟아붓는다. 이른바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이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인수동·수유 3동 일대에서 활동하는 삼각산 '재미난 마을'에는 600여명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1998년에 생긴 대안학교 '재미난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극장, 도서관, 문화공간, 마을밴드 등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정(情)이 흐르는 동네로 탈바꿈하고 있다.

동작구 상도 3·4동에는 '성대골 마을'이 있다. 이곳에서는 2009년 '아름다운 가게' 지원을 받아 어린이도서관이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공동체 활동이 퍼지기 시작했고, 올 초에는 각 가정이 아낀 에너지를 한곳에서 확인하는 '성대골 절전(節電)소'도 세웠다. 에너지 자립 마을로 가꿔보겠다는 발상이다.

이런 마을들을 서울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우선 기초 조사를 통해 사업 안내와 교육, 계획수립, 실행 등을 지원하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가 다음 달 문을 연다. 각 마을에서 센터에 지원을 신청하면 직원들이 나가 뭐가 필요한지를 조사해 계획을 세워 사업비를 내준다. 지원 분야는 보육, 농업, 장터, 예술창작소, 북카페, 마을공원, 숲 가꾸기, 문화 교실 등 다양하다.